삼체
- 저자(글): 류츠신 / 번역: 이현아, 허유영
- 출판사: 자음과모음 / 출판일: 2020.7.6. (1쇄)
400년 후, 삼체인이 우주에서 지구를 침공할 예정이며, 그들은 ‘지자’라는 양자 컴퓨터를 지구에 보내 인류의 과학 발전을 방해한다.
이러한 제한된 조건 속에서 인류가 과학과 기술을 발전시키며 삼체인의 침략에 맞서는 과정이 소설의 핵심 내용이다.
드라마가 별로라서 책을 직접 읽었는데, 완독하는 데 무려 6개월이 걸렸다.
총 3권, 약 2,000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이었고, 중간중간 다른 책도 읽느라 시간이 더 걸렸다.
소설 속 과학 이론의 진위 여부는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차피 SF 소설이니 허구가 섞여 있을 테고, 이를 하나하나 따지다 보면 진도를 나가기 어렵다.
작가가 개연성을 위해 서술한 것이지, 단순히 지식을 뽐내려 한 것은 아닐 것이다.
삼체인은 지구 문명의 과학기술 발전 속도, 즉 ‘기술폭발’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지자’를 보내 지구의 과학 발전을 억제하려 한다.
하지만 삼체인의 압도적인 힘 앞에서 인류는 속수무책이다.
도피주의가 만연해 일부는 자포자기하고, 일부는 지구를 떠나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는 결국 기술폭발을 이루고, 수많은 우주 함대를 구축하지만,
삼체인의 강력한 무기인 ‘물방울’ 앞에서 순식간에 전멸한다.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한 면벽자가 삼체인에게 위협이 될 무기를 찾아낸다.
삼체인이 지구 문명의 빠른 과학 발전을 두려워하는 것처럼,
우주 어딘가에는 삼체인보다 더 강한 외계 문명이 존재할 수도 있다.
그리고 그들은 항성을 삽시간에 소멸시킬 능력을 지녔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이러한 가능성이 현실화되면서 ‘우주사회학’, ‘암흑의 숲’ 이론이 등장한다.
삼체인은 자신들보다 더 높은 기술력을 가진 외계 종족을 두려워하고,
인류는 삼체인의 항성을 노출할 수 있는 무기를 확보하며 그들의 협력을 이끌어낸다.
이것이 2권까지의 주요한 내용으로, 개인적으로는 이야기의 전개와 결말이 만족스러웠다.
흥미로운 세계관과 극한의 상황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인류,
멸망이 예견된 순간에도 각기 다른 방식으로 대응하는 인간들의 모습을 상상하는 시간이 즐거웠다.
3권에서는 지구 문명으로부터 교만을 배운 삼체인의 반격이 인상적이었지만,
갑자기 4차원 조각이 등장해 삼체인의 물방울이 무력화되더니,
뜻밖에도 삼체인이 아닌 또 다른 외계 종족이 보낸 ‘2차원 벡터 포일’에 의해 태양계가 2차원화되며
인류가 순식간에 멸망해버린다.
이 갑작스러운 전개에 당황스러워하는 사이,
시간이 수천만 년 흘러버리면서 이야기가 정신없이 마무리된다.
뭐가 어떻게 된 건지도 제대로 이해하기도 전에 끝나버린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는 2권까지가 적절했다고 본다.
3권은 마치 작가가 자신의 상상력의 끝을 시험해보려는 도전처럼 느껴졌다.
결국, 외계 종족의 저차원 공격 이후 급격히 이야기의 흐름이 무너져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는 동안 광활하고 웅장한 우주로 여행을 떠나는 듯한,
몰입감 넘치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